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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솔리다임 미국 상장설, 하이닉스 주주는 무엇을 잃나

양반개미기자 0 50 0
국내에서 통제하고 감시하니 대기업들이 해외로 나가 추진하려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답이다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이 나스닥에 상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5단 중복상장」이라며 공개 비판했다. 자회사가 따로 상장하면 모회사 주주의 몫은 그만큼 줄어든다. 그런데 상장지가 미국이면 한국의 중복상장 규칙은 어디까지 닿을까. 규정은 해외 상장에도 닿는다. 다만 어겼을 때의 벌이 가벼워서, 실제 방어선은 SK하이닉스 이사회가 주주에게 먼저 묻느냐 하나만 남는다.

SK하이닉스 솔리다임 중복상장 논란의 핵심

  • 「5단」은 최태원 회장에서 SK㈜, SK스퀘어, SK하이닉스, 미국 중간 법인을 거쳐 솔리다임까지 다섯 층을 센 것이고, 그중 세 곳은 이미 상장사다.
  • SK하이닉스는 9월 4일 재공시에서도 솔리다임 상장에 대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만 했고, 3개월 이내에 다시 공시하기로 했다.
  • 금융위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의 이사회 5대 의무는 해외 거래소 상장에도 똑같이 적용되지만, 위반 제재는 최대 10억원과 거래정지 1일에 그친다.
  • LG화학은 배터리 부문을 떼어 상장시킨 뒤 주가가 분할 전보다 반토막 났다. 알짜가 따로 상장되면 모회사는 할인받는다는 것이 선례의 교훈이다.

솔리다임은 어떤 회사이고, 상장설은 어디까지 왔나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0년 인텔의 낸드플래시·SSD 사업부를 약 10조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그 사업을 담으려고 2021년 미국에 세운 자회사다. 모회사 사업부를 떼어 낸 물적분할 회사가 아니라 인수로 생긴 회사라는 점이 뒤에서 규정 적용을 가른다. 지금은 AI 데이터센터용 초대용량 저장장치를 주력으로 키우고 있다.

상장설은 8월 5일 투자은행 업계에서 나왔다. 솔리다임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두고 5조~10조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 유치를 추진하며, 기업가치는 50조원 안팎에서 논의된다는 내용이었다. 영자지 코리아타임스는 솔리다임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와 재무 보고를 맡을 임원을 뽑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의 공식 입장은 두 번 모두 「미확정」이다. SK하이닉스는 8월 5일 해명 공시에서 경쟁력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고 했다. 재공시 시한이던 9월 4일에도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히고, 확정되거나 3개월 이내에 다시 공시하겠다고 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회사가 상장을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관사 선정, 투자자 타진, 공시 담당 임원 채용은 모두 상장 준비로 보인다. 그래서 지금 따질 질문은 「상장하느냐」보다 「상장하면 누구의 몫이 어떻게 바뀌느냐」라고 우리는 본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이며 손자회사다
양반개미가 벽돌색 블록으로 쌓은 다단 탑을 올려다보며 손가락으로 단수를 세고, 탑 꼭대기에는 나스닥 상장 깃발과 5단 표지가 보인다.

「5단」은 누구에서 누구까지를 센 숫자인가

포럼이 그린 지분 사슬은 이렇다. 최태원 회장에서 SK㈜, SK스퀘어, SK하이닉스, 미국 중간 법인인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즈를 거쳐 솔리다임에 닿는다. 최 회장 아래로 회사가 다섯 층 쌓여 있다는 뜻에서 「5단」이다. 코리아타임스가 전한 포럼 설명도 같은 순서다.

층마다 지분을 보면 사슬이 얼마나 얇은지 드러난다. 올해 2월 보도 기준 최 회장의 SK㈜ 지분은 17.9%, SK㈜의 SK스퀘어 지분은 32.14%, SK스퀘어의 SK하이닉스 지분은 20.07%다. 세 비율을 곱하면 최 회장이 SK하이닉스에 대해 경제적으로 가진 몫은 1.15% 정도다. 몫은 1% 남짓인데 지배력은 그룹 전체에 미치는 것, 이것이 피라미드 구조의 성질이다.

이 사슬 가운데 SK㈜, SK스퀘어, SK하이닉스 세 곳은 이미 상장사다. 포럼이 「기존 국내 3단 중복상장」부터 풀라고 요구한 이유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미국 나스닥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올려 265억달러가량을 조달하기도 했다. 솔리다임까지 오르면 한 줄기 사슬에 상장사가 넷이 된다.

정리하면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에서 보면 중간 법인을 사이에 둔 두 단계 아래 회사이고, 최 회장에서 보면 다섯 단계 아래 회사다. 이남우 회장이 인터뷰에서 「5단 중복 상장」이라고 부른 것은 이 층수를 최 회장 쪽에서 센 것이다. 엔비디아나 TSMC 같은 해외 반도체 기업에서는 이런 자회사 중복상장 사례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포럼의 비교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생겨 주주가 소송에 나설 근거는 마련됐다
울타리와 감시 카메라가 있는 국내 구장과 문이 열린 바다 건너 구장 사이 다리 위에서, 양반개미가 감시 시야가 끊긴 사각지대를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모회사 주주는 무엇을 잃나, LG화학이 먼저 겪었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선례는 LG화학이다. LG화학 주가는 2021년 2월 100만원을 웃돌았다. 화학·바이오에 배터리까지 품은 회사라는 점이 매력이었다. 그해 배터리 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물적분할했고, 이듬해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서 LG화학 주가는 분할 전보다 반토막이 났다.

2023년 12월 5일 LG화학 종가는 47만1000원이었다. 시가총액은 그해 초 42조6000억원에서 33조2490억원으로 1년 새 9조원 넘게 줄었다. 같은 시기 양극재 실적 부진도 겹쳤으니 하락 전부를 분할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다만 배터리 성장을 보고 LG화학을 산 주주의 이유가 따로 상장된 회사로 옮겨 갔다는 점은 분명하다.

원리는 단순하다. 알짜 사업이 따로 상장되면 투자자는 그 회사를 직접 사면 되고, 모회사 주식은 「지분을 들고 있는 회사」로 할인받는다. 금융위원회가 비교한 상장사 간 지분보유 시가총액 비율은 2025년 말 한국 11.2%, 미국 0.05%, 일본 4.0%다. 한국 증시에는 이런 겹친 구조가 유독 많다.

솔리다임은 물적분할 회사가 아니지만 손실 경로는 닮았다. 외부 투자가 5조~10조원 들어오면 그만큼 SK하이닉스가 가진 솔리다임 몫이 줄어든다. 포럼은 SK텔레콤(4억8000만달러), SK㈜(2억5000만달러), SK이노베이션(3억8000만달러)이 솔리다임 모회사에 출자하기로 한 구조도 문제 삼았다. SK하이닉스가 키운 성과를 상장 직전 최 회장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가 나눠 가지면 SK하이닉스 주주에게서 부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지배구조 개혁이 야구로 치면 3회말이나 4회초 정도라고 했고 정말 독립적인 독립 이사는 1%쯤이라고 말했다
야구장 전광판에 독립 이사 약 1%, 주식 수 연 4% 증가, 사측 의견 거의 100% 수용이 표시되고 양반개미가 놀란 얼굴로 올려다본다.

미국에서 상장하면 한국 규칙이 안 닿나

결론부터 말하면 규정은 닿는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7월 6일 내놓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모회사 이사회에 다섯 가지 의무를 지웠다. 주주 영향 평가, 주주 보호 방안 마련, 주주 소통과 동의 여부 확인, 이사회 찬반 결의, 단계별 공시다. 금융위는 이 의무가 자회사를 해외 거래소에 상장시킬 때도 똑같이 부과된다고 명시했다.

솔리다임도 적용 대상에 들어간다. 가이드라인은 모회사가 20% 이상 가진 계열사와, 그 회사가 다시 50%를 넘게 가진 손자·증손 회사까지를 자회사로 본다. 다만 심사 창구는 다르다. 나스닥에 상장하면 한국거래소의 까다로운 중복상장 특례 심사 대신 미국 SEC 심사를 받고,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심사로 절차를 추가 검증하는 구조다.

주주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좁다. 필수는 물적분할 자회사뿐이고, 인수로 생긴 자회사는 권고에 그친다. 매출·영업이익·자산이 모두 모회사의 10% 미만인 저비중 자회사는 동의 없이도 이사회 결의로 보호 요건을 채운 것으로 추정한다. 솔리다임의 지난해 매출은 9조1751억원이고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은 3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여 이 기준에 걸릴 수 있다.

변수는 몸값이다. 가이드라인은 세 항목이 10% 미만이어도 예상 기업가치로 볼 때 중요 자회사라면 동의 면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50조원 안팎이 거론되는 솔리다임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거래소 판단의 몫으로 남는다. 코리아타임스도 해외 자회사 상장은 국내 상장과 달리 모회사 주주의 공식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정리했다.

솔리다임이 상장사 IR 업무를 총괄할 임원 채용 공고를 냈지만 상장이 확정됐다는 발표는 아직 없다
창가 책상에서 양반개미가 돋보기를 들고 공식 공시·발표와 주주 소송 사례라는 두 확인 항목이 적힌 클립보드를 짚고 있다.

SK하이닉스 이사회 의무 위반, 제재는 얼마나 되나

그렇다면 사각지대는 어디인가. 금융위 자료에 따르면 모회사 이사회가 의무를 어겼을 때 받는 벌은 제재금 최대 10억원과 매매거래정지 1일이다. 50조원 안팎 회사의 상장과 견주면 비용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크기다.

한국경제가 전한 증권업계 반응도 같은 곳을 짚는다. 「제재금을 낸 뒤 주주 동의를 거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국내 상장이라면 거래소가 상장 자체를 막을 수 있지만, 미국 상장은 SEC가 심사하기 때문에 한국 쪽에 남는 수단은 제재금과 공시 벌점 정도다.

해외 법인이라는 점이 기댈 곳이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 체제에서 증손회사를 두려면 손자회사가 그 지분을 100% 갖도록 묶어 두었고, SK하이닉스는 지주사 SK㈜의 손자회사 자리에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규정 완화를 정부에 건의했고, 100%를 50%로 낮추는 안이 거론된다. 포럼은 이 3단 제한을 피하려 해외 법인으로 피라미드를 넓히는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수출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사안을 「법의 손이 안 닿는 곳」이 아니라 「법이 이사회의 양심에 맡겨 둔 곳」으로 본다. 이남우 회장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어떤 제어를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했다. 조사해 보면 불투명한 것은 규정의 범위가 아니라 규정을 어겼을 때의 대가다.

왜 굳이 솔리다임을 따로 상장하려 하나

돈이 모자라서라는 설명은 잘 맞지 않는다. 코리아타임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을 88조원가량 들고 있었고, 7월에는 ADR로 265억달러가량을 더 조달했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자금 조달 필요가 상장의 이유는 아닐 것이라고 봤다.

그가 짚은 이유는 그룹 구조다. SK하이닉스의 현금이 SK㈜까지 가려면 먼저 SK스퀘어에 배당되고, SK스퀘어가 다시 SK㈜에 배당해야 한다. 솔리다임을 상장하고 다른 SK 계열사가 직접 투자할 길을 열면 이 병목을 풀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바로 여기서 이해가 갈린다. 그룹 쪽에서는 현금이 흐를 새 통로가 생기지만, SK하이닉스 일반주주 쪽에서는 자기 회사가 키운 성장 몫이 계열사와 외부 투자자에게 나뉜다. 앞서 본 계열사 출자 구조와 겹쳐 보면, 이 상장의 이익과 비용은 같은 사람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우리가 이 사안의 핵심을 「상장 여부」가 아니라 「누가 결정하고 누가 비용을 지느냐」로 보는 이유다.

SK하이닉스 주주가 확인할 세 가지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솔리다임이 따로 상장하면 SK하이닉스 주주는 솔리다임 성장 몫의 일부와, 지분 보유 회사로 할인받는 만큼의 가치를 잃을 수 있다. 미국 상장이라고 한국 규정을 벗어나지는 않지만, 어겼을 때의 벌은 가볍다. 결국 방어선은 SK하이닉스 이사회다.

첫째는 독립 특별위원회와 주주 표결이다. 동의가 의무가 아니더라도 이사회가 주주총회에 묻는지, 묻지 않는다면 그 이유를 어떻게 공시하는지가 가장 확실한 신호다. 둘째는 보호 방안이다. 가이드라인이 예로 든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처럼 SK하이닉스 주주에게 몫을 직접 돌려주는 장치가 붙는지 봐야 한다.

셋째는 계열사 출자 가격이다. SK텔레콤·SK㈜·SK이노베이션이 어떤 값에 솔리다임 모회사 지분을 받는지가 부의 이동이 있는지를 가를 기준이다. 회사가 약속한 재공시 시한은 9월 4일에서 3개월 뒤인 12월 초다. 그때 공시가 이 세 가지에 답하는지가 이 논란의 실제 결론이 될 것이다.

양반개미 기자 · 정책·위험 분석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

이 기사는 특정 인물의 인터뷰 발언을 정리한 것으로 투자 권유가 아니다. 솔리다임 상장 여부와 지배구조 개혁의 효과는 확정되지 않았고 종목 가치는 상장 구조와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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