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피소프트 상한가, 빌려 쓰던 핵심 기술을 직접 만들기로 한 이유
집에서 노트북을 열었는데 회사에서 쓰던 업무 화면이 이어진다. 화면은 내 앞에 있지만, 업무용 컴퓨터의 환경과 데이터는 중앙에서 관리한다. 에스피소프트가 소개하는 가상 데스크톱 사업이다. 개발팀은 외부 업체의 기술을 계속 쓸지 직접 만들지 선택해야 했다.
에스피소프트 가상 데스크톱, 자체 개발을 택한 이유
2022년 9월 에스피소프트가 공개한 개발자 인터뷰는 출발점을 외부 기술에서 찾는다. 원격으로 화면을 전달하는 핵심 엔진은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가 갖고 있었다. 그 기술로 서비스를 개발하다 공급업체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개발팀은 자체 개발을 택했다고 설명한다.
밖에서 사오던 것을 안에서 만드는 선택에는 시간이 들었다. 인터뷰에 따르면 정부 연구개발 지원을 받아 약 2년 6개월을 개발한 뒤 2015년 V1.0을 내놨다. 상대 업체의 요구에 관한 평가는 인터뷰 당사자의 설명이다. 개발팀은 외부 엔진에 의존하는 대신 직접 개발하는 부담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 공식 개발자 인터뷰
Microsoft SPLA 이용권 공급은 언제 시작됐나
회사 연혁에는 2017년 Microsoft SPLA 총판 영업권 인수가 나온다. 기술의 첫 버전보다 뒤의 일이다. 따라서 “이용권 사업을 가져와서 가상 데스크톱을 처음 개발했다”고 순서를 엮으면 맞지 않는다. 에스피소프트는 기술을 개발하고 소프트웨어 이용권도 공급한다. 공식 연혁
에스피소프트의 라이선스 사업에는 SPLA가 있다. Microsoft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호스팅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위한 이용권 계약 구조다. 회사 안내에는 Microsoft, 에스피소프트, 서비스 제공자가 연결되는 형태가 제시돼 있다. 공식 SPLA 안내
직원이 자기 업무를 위해 프로그램을 쓰는 상황과, 사업자가 그 프로그램을 이용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황은 다르다. 후자에서는 고객에게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부터 정리해야 한다. 라이선스 공급은 그 운영의 앞단에 놓인다.
그러나 이용권을 확보했다고 서비스가 저절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고객이 접속할 환경을 만들고 사용자를 배치하며, 문제가 생기면 운영자가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그램을 사용할 권리 다음에 실제로 쓰게 만드는 일이 남는다.
가비아 DaaS의 공공 시장 진입에 필요했던 보안요건
연혁의 gDaaS 서비스 시작은 2020년이다. 인터뷰가 설명한 기술의 첫 버전과 서비스 시작 시점은 구분해야 한다. 개발팀은 재택근무와 클라우드 확산 속에서 가비아를 통해 DaaS를 선보였고, 공공 시장에 필요한 보안요건에 맞추려고 V2.0의 보안 기능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개발을 끝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인터뷰에는 2020년 1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기관의 검토와 프로그램 수정을 반복한 과정이 나온다. 사용자의 화면이 잘 뜨는가를 넘어, 들어가려는 시장의 기준을 충족해야 했다. 회사 연혁에는 2022년 보안기능확인서 획득이 기록돼 있다.
에스피소프트는 가비아 DaaS를 가상 데스크톱을 구독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소개한다. 별도로 구축형인 gDaaS V2.0도 안내한다. 서비스로 구독할지, 고객 환경에 솔루션을 구축할지는 다르지만 업무환경을 중앙에서 제공하고 관리한다는 연결점이 있다. 공식 gDaaS 제품 안내
공식 제품 안내에는 gDaaS 관리포털과 클라이언트가 함께 나온다. 한쪽은 가상 데스크톱을 배포·관리하고, 다른 쪽은 사용자가 그 환경에 접속하도록 돕는다. 사용자가 보는 것은 익숙한 업무 화면이지만, 그 화면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뒤쪽의 운영이 상품에 들어 있다.
회사 PC를 책상 밖에서도 쓰게 한다는 말에는 그래서 두 가지 일이 함께 담긴다. 직원은 장소가 바뀌어도 업무환경에 들어가야 하고, 관리자는 여러 사용자의 환경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화면 전송만으로 사업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용권과 운영을 따로 확보할지,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를 쓸지는 고객의 인력과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직접 관리할 역량이 있는 고객에게는 다른 선택이 합리적일 수 있다. 모든 회사가 같은 방식으로 옮겨간다고 가정하면 공급자가 해결해야 할 실제 문제를 놓친다.
에스피소프트 구축·운영, 구독료만으로 읽기 어려운 이익
에스피소프트는 클라우드 검토와 구축, 운영을 함께 안내하고,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는 구매·구독뿐 아니라 분석과 청구·운영을 묶어 소개한다. 여기서 라이선스와 가상 데스크톱의 공통점이 또렷해진다. 고객이 프로그램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과정에 들어가는 사업이다. 에스피소프트 사업 소개
라이선스 공급에 구축·운영이 더해지면 고객에게 제공하는 일이 많아진다. 동시에 관리와 장애 대응에 드는 비용도 생긴다. 구독료를 받는 구조만으로 이익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처음의 노트북 화면으로 돌아가 보자. 사용자에게는 회사 PC가 이어지는 경험이지만, 공급자에게는 직접 만든 기술을 유지하고 시장의 요구를 맞추는 일이 이어진다. 남의 기술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부담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에스피소프트는 그 부담을 직접 감당하며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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